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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0일 현대자동차 그룹에 속해있는 기아자동차 내부 회의에서 스팅어의 단종을 결정했습니다. 아마도 판매량 부진과 앞으로 다가올 전기차 시장에 대한 대비,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라인 정비에 들어간 듯 보입니다. 자동차 마니아로써는 굉장히 아쉬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프리미엄 GT카인 스팅어는 2014년 GT4 Stinger라는 컨셉트카를 발표한 후 2017년 양산이 시작된 차량으로써 제네시스 G70의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형제 차량입니다. 국내에 몇 안 되는 후륜구동 세단이며 1세대 스팅어는 2.0 세타 2 GDI 터보 엔진, 3.3 람다 2 GDI 터보 엔진을 탑재해 3.3 모델의 경우 제로백이 최대 4.9초까지 나오고 2세대로 넘어오면서 2.0 엔진 대신 2.5 세타 3 터보 엔진이 들어오며 엔트리 엔진 모델에서도 300마력을 넘기는 고성능 세단입니다. 국내 차량에서 쉽게 느껴볼 수 없는 민첩한 몸놀림과 멋진 디자인, 높은 출력, 또 높은 실용성으로 수많은 차쟁이들의 마음을 빼앗았던 스팅어가 이제 단종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기아 자동차는 현재 스팅어의 생산라인을 앞으로 출시할 카니발 하이브리드 생산라인으로 바꾸고 있으며 2023년에 출시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현재 생산되는 카니발 생산라인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카니발의 수요가 급증하였고 최근 들어 발생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 따라 스팅어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기아 자동차 내부에서도 더 이상 스팅어를 판매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 같습니다.

비전FK / 현대자동차 유튜브

그렇다면 스팅어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일까요?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지난 9월 킨텍스에서 진행된 2021 수소 메밀 리티 쇼에서 고성능 수소 전기 콘셉트카인 비전 FK를 공개하였습니다. 이 차량은 외관으로 보았을 때도 스팅어와 굉장히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스팅어의 고성능 수소 전기차 버전으로 출시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차량은 스팅어의 프레임을 이용해 만든 차량입니다. 또한 이 차량은 크로아티아의 전기차 업체 리막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리막의 경우 현재 독보적인 전기 스포츠카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팅어가 과연 고성능 수소 전기차로 부활할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단종을 준비하는 스팅어는 2022년 마지막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였습니다. 차량 자체의 큰 변경은 없으나 스팅어의 독자적인 엠블럼이 빠지고 새로 바뀐 기아 엠블럼이 적용되며, 여태껏 고성능 옵션을 선택하여야 만날 수 있었던 레인센서, 후드 가니쉬,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다이내믹 벤딩 라이트 등이 기본으로 적용됩니다. 차량 도장 컬러의 경우 더욱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에스코트 그린 컬러가 추가되었습니다.

에스코트 그린 / 순정 리어 스포일러

이번에 연식변경을 진행하면서 아크로 에디션이라는 에디셔널 옵션이 추가되었는데요. 이 옵션은 마스터즈 옵션보다 약 100만 원 비싸지만 19인치 디자인 휠, 블랙 스웨이드 헤드라이닝, 스웨이드 감싸기(크래쉬패드, 도어 센터트림), 레드 포인트 스티치, 스웨이드 시트 등이 추가됩니다. 또한 추가적인 옵션을 통해 리어 스포일러를 추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예전 투스카니 엘리사의 윙을 생각나게 하네요.

마지막 연식변경으로 국산 내연기관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앞으로 출시될 고성능 수소 전기 스포츠카가 스팅어의 명맥을 이어주길 바라면서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현대차의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일전 수소전기 N 모델을 기획한다고 발표한 만큼 스팅어도 가까운 미래에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합니다.